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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원에 있는 정신병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아마도 여기까지만 듣는다면 정신병자들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관습적인 유머 몇개를 떠올리실 것입니다. 이 영화도 처음 10분은 그 클리셰를 따라갑니다. 간호사인척 병원이야기를 들려주던 아주머니는 알고보니 같은 정신병자였다는 것. 하지만 '싸이보그…'는 거기까지만입니다.
이 영화는 '극히 정상'인 사람이 이해하기 힘든 영화입니다. 영군이나 일순뿐만 아니라 모든 인물들이 자신들의 우주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그들의 우주는 '정상인'보다 곱절은 큽니다. 아니 크기를 비교할 수 없죠. '정상인'의 우주는 자신이 살고있는 세계 뿐이지만 그들의 우주는 무한대이거든요. '정상인'중에서 정전기적 긴장을 일으켜 하늘을 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테니까요.
영군과 일순에게는 납득되기는 힘들지만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걸핏하면 작아지곤 하거나 사라지지 않기 위해 양치를 하는 영군은 법정에 갔을때 자신을 모른척한 가족들 때문에 자신이 작아져 점이 될것이라고 생각하지요. 일순의 할머니 역시 자신이 쥐라고 생각하는분이었습니다. 자신의 할머니에게 키워져 할머니를 좋아하는 일순에게 할머니를 하얀맨들에게 빼앗기는건 큰 고통이었겠죠. 자전거를 타고 가다 자신이 자동차를 이길 수 없음을 알때 자전거가 말을겁니다. 너는 사이보그니까 자동차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할머니가 무를 먹을때 쓰던 틀니를 끼고 일순은 형광등에게 말을 겁니다. 이러한 이유들은 영화를 보는 '정상인'에게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박찬욱 역시 굳이 이해시키려고 하지도 않구요.
일순은 할머니를 데려간 하얀맨들을 죽이고 싶어하지만 이영화에서는 하얀맨들이 부정적으로 그려지지 않습니다. 안정실이라는것도 반강제로 들어가긴하지만 딱히 가혹행위가 있는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다람쥐처럼 생긴 여의사와 똘망한 남의사 모두 환자들에게 아주 정상적인 방식으로 다가서고 가끔 한방 먹기도 하지만 서로 소통해갑니다.
그들은 서로 소통해갑니다. 울면서 거의 말이라고도 할 수 없는 우짖음을 서로 이해하려 노력하고 또 이해해갑니다.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영군은 일순의 언어를 또 남의사는 영군의 언어를 할머니의 언어를 영군과 일순은 이해해가고 또 존재의 이유를 찾게 되지요.
할머니는 태어날때부터 묶어진 살색 고무줄을 버틸 힘이 남아있지않아서 저 먼곳으로 날아가게 됩니다. 삶이란 정말 태어날때부터 묶어진 살색 고무줄을 끌고 동산을 향해 다가가는것일런지도 모릅니다. 병원 옆에 위치한것으로 보이는 아니면 신세계정신병원사람들의 우주에 존재하는것으로 보입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그냥 단순한 언덕으로, 어쩌면 언덕위의 하얀집이라는 속설, 통념에 따른것일수도, 태초의 에덴동산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가까스로 그곳에 올라온 할머니는 힘이 부쳐 허공으로 날아가고 이제는 뼛가루만 남게되겠죠.
역시 이영화에도 하드코어한 농담들이 오갑니다. 소금과 뼛가루를 혼동한다거나 총부림도 번번히 나옵니다.
조연들 역시 짤막하게나마 그들이 병원에 오게 된 이유가 나옵니다. 하지만 그뿐이지요. 조연들에게 할애할 시간이 많이 없었겠지만 좀더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뿐입니다. 비의 요들송도 멋졌고 임수정의 맹한 표정도 좋았습니다.
+왜 존재의 이유가 10억볼트지? 라고 물으시면 할말이 없습니다. 히치하이커에서는 삶과 이 모든것의 해답은 42였어요. 왜냐구요? 그건 당신이 살아가면서 풀어나가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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